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말은 틀린 얘기가 아니다. 불꽃같은 사랑으로 언제까지나 활활 타오를 것같던 커플도 길어야 5∼6년 지나면 모든 것이 무덤덤해지기 마련이다. 해양연구원 준서(이천희)도 그랬다. 2000일 기념일에는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는 여자친구 미연(한지혜)에게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거리를 두기 위해 남극 연구원 활동까지 자원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모르는 미연은 연락이 잘 안되는 준서를 찾아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뇌사 상태다. 그런데 병원에 누워 있는 미연이 멀쩡한 모습으로 준서 앞에 나타난다.

영화 '허밍(제작 더드림픽처스)'은 판타지 멜로영화다. '이프 온리'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비슷한 설정이다. 영화는 징그럽도록 생생한 현실속 남녀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판타지와 회상장면을 통해 사랑의 소중함을 이야기 한다.

수영장에서 다이빙하는 미연을 처음 보고 빠져든 순간, 비오는 날 공중전화부스에서의 설레는 첫 키스, 정성스레 사랑 고백을 녹음하던 날들을 회상하며 준서는 자신이 미연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새삼 확인한다. 그러나 이미 뒤늦은 후회일뿐이다. 미연은 가끔씩 아무일 없었다는 듯 준서를 찾아와 마음을 흔들어놓고 간다.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의 풋풋한 모습이나 서정적인 풍경, 준서가 "미연아, 사랑해"를 정성껏 녹음하는 몇몇 감성적인 장면은 이 영화의 미덕이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의 의미를 직접적인 대사로 강조해 오히려 맥이 끊긴다. 그래서 준서가 마지막 순간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눈물을 흘릴 때 정작 관객은 감정몰입이 되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 HD영화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돼 일반 상업영화의 절반도 되지 않는 7억원의 순제작비로 진행된 '허밍'은 극장을 못잡아 1년 이상 개봉이 미뤄졌다. 요즘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일일연속극 '미우나 고우나'의 한지혜가 드라마 시작 전 촬영했다. '연풍연가' '하면된다'의 박대영 감독. 13일 개봉. 12세가.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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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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